한 공간이 변할 수 있는 여지는
어쩌면 그 공간이 가진 가장 투박한 면에서 시작됩니다.
이번 작업은, 그야말로 ‘무표정한 회색 벽’이 어떻게 의미를 가지는 공간으로 바뀌는지를 보여주는 현장이었습니다.
장소는 서울의 한 소형 빌라.
내부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중간 복도 벽면.
시멘트 구조 그대로 드러난 벽, 전선이 흘러나온 배선박스, 아직 마감되지 않은 계단과 틈새들.
많은 분들이 ‘아직 공사 중’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그곳은,
사실 몇 년째 방치된 상태였습니다.
Before – 말 없이 버티고 있는 회색 벽
현장을 처음 방문했을 때,
벽은 콘크리트 본체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철근 자국과 이음선, 타공 흔적, 그리고 틈마다 먼지가 가득했습니다.
전선은 벽면에서 길게 노출돼 있었고, 배관 뚫린 자리마다 흠집과 균열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공간이 가지는 가장 큰 문제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는 점이었습니다.
공간은 기능을 갖추기 이전에,
사람을 안심시켜야 하고,
걸어 올라가는 이의 시선을 편안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회색 벽면은,
그 목적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여긴 아직 미완성이야”라는 메시지를 반복하며
공간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었죠.
설계의 시작 – “안전한 느낌, 차분한 분위기”
클라이언트의 요청은 간결했습니다.
“너무 차가워 보여요.
올라갈 때마다 불편한 기분이 들어요.
시공 후엔 그냥 ‘고급스럽고 조용한 분위기’면 좋겠어요.”
따뜻함이나 장식적인 요소보다
안전하고 단단한 느낌을 주는 벽을 원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전체 벽면에 포세린 타일 마감을 계획했고,
전선 및 배관 정리, 매립형 박스 마감, 몰딩 마감은 깔끔하게 매입형으로 구성했습니다.
계단 구조물 자체의 무게감을 줄이기 위해
벽과 바닥 경계선은 살짝 음영이 생기도록 설계했으며,
타일의 결 방향은 수직으로 배치하여
공간이 더 높고 좁아 보이지 않도록 조정했습니다.
After – 단단한 벽, 새로운 질서를 가진 공간
시공을 마치고 난 뒤의 모습은 한 마디로
“질서가 생겼다”는 표현이 어울립니다.
- 포세린 타일 마감으로 마치 건축 마감재처럼 보이는 벽면
- 전선, 배선박스 정리로 복잡함 제거
- 타일 간격 1.5mm 이내, 레이저 수평기로 마감 간격 정렬
- 벽과 천장 사이 조명선 확보
- 계단 코너부 몰딩과 수직 타일 라인의 직선미
이제 이 공간을 지나는 사람들은
그저 회색 벽 사이를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된 면과 구조 사이를 지나며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시공 포인트 – 눈에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것들
이번 벽면 시공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눈에 띄지 않는 디테일이었습니다.
- 기존 콘크리트 벽면은 들뜸이 많아, 압착몰탈로 평탄화 작업 2회 진행
- 배선 정리를 위해 벽면 3곳에 매립 박스 및 전선 커버 시공
- 포세린 타일 뒷면은 접착력 향상을 위한 압착몰탈배면 처리 후 채움
- 코너부는 알루미늄 L-몰딩으로 모서리 깨짐 방지
- 상단 천장은 간접 조명 선로를 고려하여 천장 기준선 정렬
시공 중 가장 중요했던 점은
타일 결 방향의 통일과 수직 수평 정렬이었습니다.
좁은 공간일수록 작은 어긋남이 더 눈에 띄기 때문이죠.
마무리하며 – 공간의 가치, 벽에서 시작된다
많은 분들이 리모델링이라고 하면
욕실이나 주방, 마루처럼 '보이는 공간'만 신경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지나다니는 곳”, “잠시 멈추는 벽면”, “통로 중간 공간”의 인상은
오히려 그 건물 전체의 인상을 좌우합니다.
이번 시공을 마치고 클라이언트가 한 말이 기억납니다.
“이젠 여길 지나갈 때마다 마음이 안정돼요.
아파트 같던 계단이 빌라다운 분위기로 바뀌었어요.”
그 말 한마디에
며칠 동안 무릎 꿇고 타일 붙인 피로가 모두 씻겨나가는 기분이었습니다.
Ansajang Tiles는 오늘도
공간의 겉모습을 넘어
그 안에 흐르는 마음까지 바꾸기 위해
작업을 이어갑니다.
– Ansajang Tiles | 손끝장인 안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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